리틀 포레스트 촬영지[혜원의 집]
예정에 없던 길이었는데,
지나가던 중 문득 생각나서 “아, 여기가 그 촬영지였지” 하고 들르게 된 곳.
영화세트장이 관람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언젠가는 가봐야지 하다가, 이제 드디어 가봅니다.
영화 《리틀 포레스트》를 봤던 저는, 그 공간을 기억하고 있었고
함께 간 이는 영화를 보지 않았던 터라, 똑같은 곳을 보면서도 다르게 느끼더라구요.
📍 촬영지 정보
위치: 대구 군위군 우보면 미성5길 58-1(대구 군위군 우보면 미성리 927-2) 혜원의 집 세트장
입장: 외부 관람 및 내부 출입 가능
입장료 : 무료
주차: 진입로 인근 주차장 있음(5~6대는 여유있게 주차가능함)
편의시설 : 화장실 및 간단한 자판기 이용가능함(사진 첨부)
🌧 흐린 날, 묘하게 잘 어울리는 장소
꽤 궂은 날씨여서 차에서 내리니 마침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우산을 펼쳐들었고, 그러다가 또 금방 그치는 날씨였어요.
그런데 이상하게 그 분위기조차도 영화장면과 오버랩되면서 잘 어울렸습니다.
영화처럼 화창하고 따뜻하진 않았지만,
쓸쓸하면서도 조용한 그 풍경 속에서 자연스레 영화속에서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.
🎬 영화 속 기억이 떠오르는 순간들
출입문이 따로 없이, 마당으로 곧장 들어가니 눈에 들어오는건 처마에 매달린 곶감(비록 모형이지만)과 마루로 올라가는 곳에 놓인 디딤돌이었습니다.
그런데 영화를 보지 않은 이는 "오~여기 되게 옛날집 같다. 우물도 있고." 라고 말하더라구요.
같은 장소에서도 영화를 보고 안보고에 따라 전혀 다름 감상을 하는 게 신기했습니다.
영화를 봤기 때문에 더 많은 걸 느끼고 바라볼 수 있었고,
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힐링되는 공간이었습니다.
🚶 사람들이 끊이지 않던 공간
흐린날씨에도 불구하고 삼삼오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계속 있었습니다.
시끄럽게 구는 사람 하나 없이, 다들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고 사진 한두 장 남기는 정도.
마당에 있던 혜원의 자전거를 타는 동안 웃음이 나오기도 하였지만, 다들 약속이나 한 듯이 조용히 머무르며 구경하시더라구요.
안내하시는 분이 따로 계신 것도 아닌데 꽤나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되는 공간처럼 느껴졌었습니다.
💬 짧은 생각, 오래 남는 감정
처음부터 계획했던 방문이 아니었고, 오래 머물지도 않았어요.
그런데 돌아오는 길엔 자꾸 그 집의 처마, 흙냄새, 그리고 그 정적이 떠올랐어요.
사실 이곳을 돌아보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은,
어떻게 이런 장소를 섭외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었습니다.
작가들이 시나리오를 구상할 때 주인공으로 세우고 싶은 배우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경우가 있다고는 들었는데,
이 영화는 이 집과 주변 자연경관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지 않았을 까 싶을 정도로 영화내용과 안성맞춤인 듯한 촬영장소로 보였습니다.
누군가는 ‘그저 촬영지’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,
영화를 본 사람이라면, 영화에서의 일상이 현실이 되어 내게 튀어나온 듯한 경험이 될 수도 있을것 같아요.
팔공산, 군위 근처를 지나게 된다면
잠깐이라도 들러보세요.
여운은 오래 남을지도 모르니까요.
집을 한바퀴 둘러보면서 보이는 창을 바깥에서 찍어보았어요
(혹시나, 알려드리면 주차장 인근에 있는 간이화장실과 자판기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.)